채식을 시작한 순간부터 내가 마주한 첫 번째 장벽은 음식이 아니었다. 바로 가족이었다. 나는 어느 날 문득, 더는 이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고기를 씹고 싶지 않았다. 건강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환경 다큐멘터리에서 본 축산업의 현실도 충격적이었고, 무엇보다도 내 몸에 쌓이는 무거운 느낌이 도무지 사라지지 않아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나는 ‘일단 일주일만이라도 고기를 끊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식습관을 바꿨다. 하지만 그 변화는 곧 가족과의 작은 전쟁으로 번졌다. 어머니는 “엄마가 주는 것만 먹으면 건강해~ 너가 맨날 얄구진 것만 먹어서 그렇지”하며 어머니께서 차린 음식 먹기를 원하셨고, 아버지는 “고기를 안먹으면 허약해진다”며 불쾌해하셨다. 오빠는 “또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보고 감명받았냐”며 놀리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