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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비건과 플렉시테리언의 차이점, 무엇이 더 현실적인가?

llyn1815 2025. 7. 18. 08:02

채식주의자 비건과 플렉시테리언의 기본 개념 비교

채식주의자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고기와 모든 동물성 식품을 철저히 배제하는 '비건'을 대부분 떠올릴 것이다. 비건은 육류뿐 아니라 유제품, 계란, 꿀까지 모두 끊고,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식품, 옷, 화장품, 세제까지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생활 철학이다. 이는 단순히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동물권, 환경권, 건강권을 모두 포함하는 윤리적 선택이며, 개인의 가치관이 오롯이 담긴 방식이다. 반면 플렉시테리언은 ‘Flexibly Vegetarian’의 줄임말로 기본적으로 채식을 지향하지만, 채식을 하며 상황에 따라 소량의 동물성 식품을 허용하는 융통성 있는 채식 식습관이다. 예를 들어 주 5일은 식물성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가끔은 생선 한 점, 고기 한 입 정도를 섭취하기도 하는 방식으로, 완전한 비건보다는 처음 채식을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훨씬 현실적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식습관은 모두 동물성과 공장식 축산을 줄이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공통된 점이지만, 비건은 “식습관 개선부터 시작하여 동물 착취를 없애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고, 플렉시테리언은 “내가, 그리고 우리가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선에서 조금씩 유지해보자”라는 점에서 다른 접근 방식을 띈다.

 

채식주의자 비건과 플렉시테리언, 건강·환경·심리 면에서의 비교

비건과 플렉시테리언은 모두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인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실제로 개인의 건강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심리적 지속 가능성 면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한다. 건강 면에서 보면, 비건 식단은 섬유질, 비타민C,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많다. 2023년 영국 런던대학교의 연구에서는 비건 식단을 지속한 사람들의 심장 질환 위험이 32% 낮았다고 보고되었으며, 혈압 조절 및 체중 감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비건 식단은 철분, 칼슘, 비타민B12, 오메가3 지방산 등 일부 필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영양소는 동물성 식품에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비건을 실천할 경우 반드시 보충제를 복용하거나 영양 계획을 정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반면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이러한 영양 결핍 위험이 대체적으로 완벽한 비건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생각된다. 주로 식물성 위주로 식사하되 상황에 따라 유제품, 계란, 생선 또는 소량의 육류를 섭취하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소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임산부처럼 특정 영양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는 플렉시테리언 식단이 보다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 같다. 또한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섬유질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육류 섭취를 제한하면서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기에 지나친 식단 제한으로 인한 식욕 폭발이나 요요 현상도 적다고 한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비건 식단이 다양한 방안 중에 가장 높은 친환경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특히 가축 사육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6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하며, 이는 지구 온난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비건 식단은 이런 동물성 식품 생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7%가 동물성 식품에서 발생하며, 육류 생산에 필요한 물과 토지 자원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플렉시테리언 식단 역시 육류 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고기 한 끼를 생선이나 두부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이런 선택이 누적되면 개인의 연간 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유연한 적용이 가능해 다수의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만큼 사회 전체적인 환경 개선 효과도 크다.

심리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비건은 윤리적 신념을 기반으로 실천하는 경우가 많아 강한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외식, 가족 식사, 여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사회적 제약이 생기기 쉽다. 특히 한국처럼 고기 중심의 식문화가 뿌리 깊은 환경에서는 비건 실천이 고립감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반면 플렉시테리언은 이런 사회적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심리적 부담이 적을 것이라 생각된다. 유연한 기준으로 인해 실패에 대한 죄책감도 덜하며, 오히려 꾸준히 채식을 이어가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영양학자나 심리학자들도 플렉시테리언을 ‘장기 지속이 가능한 식습관’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건은 급진적인 변화지만, 플렉시테리언은 ‘서서히 바뀌는 삶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정서적으로도 안정적인 식생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건강, 환경, 심리 어느 측면에서도 두 식단은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나의 삶의 방식, 사회적 관계,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나에게 맞는 채식 스타일을 찾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철저한 비건이 큰 의미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유연한 플렉시테리언이 지속 가능한 실천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어떤 선택이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걸음이 될 것이다.

 

채식을 시작하면서 플렉시테리언이 더 현실적이라 생각하는 이유

채식을 결심한 순간의 다짐은 진지하지만, 이를 현실에서 완전히 지속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매 끼니를 채식으로 준비하는 것은 시간과 정보, 요리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고, 가족이나 친구와의 식사 자리에서 늘 채식 메뉴를 고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기 중심의 외식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은 한국 사회에서는 비건 식당을 찾는 것부터 제약이 따르고, 때로는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플렉시테리언은 하나의 유연한 대안이 되어준다. ‘주중에는 집밥으로 채식을 실천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외식하며 유제품이나 생선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나만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강박 없이 채식을 생활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심리적으로도 플렉시테리언은 훨씬 부담이 적다. 비건을 지키지 못했을 때 느끼는 죄책감이나 스트레스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은 오히려 장기적인 채식 실천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단기적으로 극단적인 변화보다, 꾸준히 지켜지는 습관이 훨씬 더 강력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실제로 플렉시테리언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일주일 평균 육류 소비를 절반 이상 줄이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온실가스 감축이나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실질적인 기여로 이어진다고 한다.

통계적으로도 플렉시테리언 식습관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약 14%가 스스로를 플렉시테리언으로 정의하며, 이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식생활 유형 중 하나라는 분석이 있다. 이들은 건강을 우선으로 하면서도 윤리적 소비와 환경 보호까지 균형 있게 고려하는 새로운 식생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한국 사회에서도 플렉시테리언은 비건보다 접근성이 훨씬 높다. 채식 외식 옵션이 아직 제한적인 상황에서, 플렉시테리언은 메뉴 선택 폭이 넓고,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무리 없이 조율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 등에 이유가 클 것이다. 또한 식비 측면에서도 플렉시테리언이 완전한 비건 식단을 꾸리는 데 필요한 특수 식재료나 보충제 비용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이는 특히 맞벌이 가정, 육아 중인 가정,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는 가정 등 다양한 생활환경 속에서 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결국 지속 가능한 식생활은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실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플렉시테리언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가장 실용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채식주의자 비건과 플렉시테리언의 비교 분석

채식 실천의 나만의 판단 기준

채식을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지는 결국 개인의 삶에 어떤 가치가 중요한가에 따라 다르다. 완전한 비건을 선택하는 사람은 보통 윤리적 신념이 뚜렷하거나,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경우가 많다. 동물권을 지지하고, 축산업이 기후 위기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 누군가는 채식을 건강상의 이유로 시작한다. 위장이 약하거나 만성 염증이 있어 육류 위주의 식단이 부담이 될 때 자연스럽게 식물성 중심으로 식습관을 바꾸게 된다. 또 어떤 사람은 단지 육류를 덜 먹고 싶어서, 아니면 집에서 요리할 시간이 부족해서, 혹은 식재료비를 줄이기 위해 채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마다 동기와 조건은 모두 다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일이다. 나의 생활 리듬, 가족의 식사 스타일,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의 식단 선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과연 어떤 방식이 스트레스 없이 지속 가능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며 도시락까지 싸는 것은 어렵지만, 저녁엔 간단한 채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면, 그에 맞는 채식 루틴을 만들어볼 수도 있는 것이다. 냉장고 속 남은 계란이나 치즈를 일부러 버리면서까지 비건을 고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오히려 채식을 할 때 지속성을 해치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비건이든 플렉시테리언이든 어느 한쪽이 더 옳고 그르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왜 채식을 하려 했는지', '어떤 변화가 나에게 맞는지'에 대해 나만의 답을 내릴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음식은 단지 영양을 섭취하는 수단이 아니라, 나의 철학과 생활 방식이 묻어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무리하게 '완벽한 채식'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오늘의 한 끼에서 '작은 실천'을 시작해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기준은 남과 다를 수 있고, 채식 실천의 형태도 고정된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채식은 ‘무엇을 안 먹느냐’보다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